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혼자 배워야 했던 이유 가족 연수
실패 후 다시 잡은 핸들 아버지의
잔소리, 어머니의 비명, 그리고 손
떨리는 브레이크장롱면허 보유 10년
차.운전을 배우겠다고 처음 결심한 건
2년 전이었다.당시엔 아버지와 어머
니가 번갈아 가며 운전을 알려주셨다.
가족 연수는 따뜻하고 아늑할 줄 알았
다.하지만 현실은 달랐다.그걸 왜 지
금 꺾어?!브레이크를 왜 이렇게 밟아
?!아, 아, 오른쪽 차 온다!!차
안은 언제나 긴장감으로 가득 찼고,나
는 브레이크보다 더 자주 마음에 제동
을 걸었다.세 번째 날, 어머니의 도
저히 못 타겠다는 말 이후운전은 다시
장롱 속으로 들어갔다.그렇게 몇 년
이 흐르고,이사한 동네는 대중교통이
불편했고직장 출퇴근도 마을버스를 타고
환승 두 번.결국 다시 결심했다.이
번엔 가족 말고, 전문가에게 배운다.
그리고 검색한 키워드.장롱면허운전연수
,이번엔 진짜 제대로 배우기로 했다.
가족 없이, 나 혼자 배우는 방식
으로 다시 시작된 4일간의 여정1일차
침묵의 연수차, 그 안에서 다시
태어나는 감각들첫 연수 날,강사님과
인사를 나눈 뒤 차에 탑승했다.가족과
함께 타던 차 안 풍경과는 확연히
달랐다.잔소리도, 비명도, 한숨도 없
었다.오히려 강사님은 무표정하게 말했
다.처음이든, 다시든, 운전은 익숙해
지는 문제입니다.실수해도 괜찮아요.
고칠 수 있으면 됩니다.그 말에 마음
이 놓였다.시트 포지션 조절부터, 사
이드미러 조정,기어 조작, 엑셀 감도
까지하나하나 친절히 설명해줬고,그 어
떤 동작에도 재촉이 없었다.가장 좋았
던 건,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보다무
엇을 해야 할지를 먼저 알려줬다는 점
이었다.그날 나는 운전에 대한 심리적
상처를절반쯤 벗어낼 수 있었다.2일
차 조용히 반복하며 익숙해지는 도시
의 리듬둘째 날은 시내 주행 위주였다
.출퇴근 시간은 피했지만,차량 흐름이
빠른 구간과 교차로를 반복 연습했다
.강사님은 내 실수를 지적하기보다미리
예측할 수 있는 상황을 짚어줬다.이
앞에 정류장 있어요.버스 들어올 테
니 미리 차선 변경 준비하세요.가족
연수에서는 듣지 못한예고 있는 조언
덕분에나는 긴장을 푸는 법을 배웠다.
이날 가장 기억에 남는 건좌회전 중
신호가 바뀌려는 순간내가 알아서 감속
하고 멈춘 일이었다.강사님이 조용히
말했다.이제 운전을 한다는 느낌이 오
시죠?그 말을 듣는 순간,운전석에서의
나 자신이 조금 자랑스러워졌다.3일
차 후진, 주차, 좁은 골목 가족
연수 때는 없었던 훈련셋째 날은 기술
적인 훈련 중심.마트 주차장, 골목길
, 후진 주차, 평행 주차까지.가족과
연수할 땐 감히 시도도 못 했던 구
간이었다.특히 후진은 내게 가장 어려
운 동작이었는데,강사님은 공식을 알려
주지 않았다.대신 반복했다.감각으로
익히셔야 오래 갑니다.수십 번의 후진
끝에핸들 꺾는 타이밍, 사이드미러
속 라인 읽는 법,브레이크 조절까지손
과 눈이 맞아가기 시작했다.가족 연수
땐왜 그걸 못해?!라는 말만 들었지
만,이번 연수에선지금은 잘하시고 있어
요.더 익히면 됩니다.라는 피드백이
전부였다.그 차이가 내 자신감을 만들
었다.4일차 혼자서 시내 한 바퀴,
내 마음대로 가보는 실전마지막 날,
강사님은 뒷좌석에만 앉았다.나는 목적
지를 정하고,직접 주행 코스를 만들어
운전했다.마트, 아파트 단지, 직장
근처,좁은 골목길까지혼자서도 차선을
변경하고,방향지시등을 켜고,정차하고
,출발했다.무사히 모든 루트를 돌고차
에서 내리자 강사님이 말했다.가족 분
들한텐 이제운전 보여드려도 되겠네요.
나는 작게 웃으며 말했다.아뇨, 혼자
타는 게 더 좋습니다. 내가 만든
침묵 속에서 진짜 운전자가 되다장롱
면허운전연수는그저 운전 연습이 아니었
다.가족 연수로 다치고 멈췄던내 마음
을 치유하고다시 도로 위에 설 수 있
게 만든심리 회복의 시간이자,진짜 실
전 훈련의 시간이기도 했다.누구에게도
의존하지 않고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
고나의 템포, 나만의 리듬으로 익힌
운전은훨씬 더 오래 가고, 훨씬 더
편안했다.이제는혹시 사고 나면 어떡하
지?보다어떻게 대처하면 되지?라고 생
각할 수 있게 되었다.장롱면허운전연수
는내게 단순한 기술이 아닌독립의 감각
을 선물해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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